4월 마지막 주 토요일 오전 7시, 아파트 10층 앞 복도에 박스가 줄지어 있었다. 입주 당일보다 더 분주했다. 나는 먼저 작은 메모장을 꺼내 문 앞에 붙였다. 엘리베이터 사용 시간과 짐 적재 순서를 적었다. 이삿날이니 이웃들이 조금씩 얼굴을 내밀었다. 누군가는 박스를 들어주었고, 관리사무소 옆 가게 주인은 박스 테이프를 더 주었다. 그렇게 시작했다.
짐을 분류했다. 버릴 것, 기부할 것, 그대로 옮길 것. 옷은 압축팩에 넣어 옷장 단위로 묶었다. 접시와 컵은 키친백에 두 장씩 수건으로 감싸 박스 안쪽에 세웠다. 라벨을 붙일 때는 방 이름 대신 용도와 무게 범위를 적었다. ‘주방·무거움‘, ‘책·가벼움‘처럼. 상단에는 숫자를 붙여 박스 총수를 파악할 수 있게 했다. 이 방식은 트럭에 실을 때 들어오는 순서를 생각하게 했다.
엘리베이터와 계단 치수를 잰 뒤 트럭 크기를 결정했다. 골목이 좁고 주차공간이 협소한 동네라 큰 트럭은 불편했다. 작은 차를 두 번 움직이는 쪽이 골목 통행에 덜 부담된다고 판단했다. 온라인에서 여러 업체의 예상치를 확인하며 항목별 차이를 살펴봤다. 기사 포함 여부, 인력 수, 주차 보조 인원, 추가 운행 가능 여부 등으로 구분해 기록했다. 가격만 보지 않았다. 짐을 옮길 때 보조 인력을 어떻게 배치하는지가 더 중요했다.
이사 서비스의 정의
이사는 거주지나 사업장 등의 물건을 포장·운송하여 장소를 변경하는 서비스로, 포장·운반·정리 등 여러 단계로 구성됩니다. 특히 대형 가구의 경우 분해·조립과 통행로·주차 여건 확인이 서비스 계획의 중요한 요소입니다.
출처: 위키백과 https://ko.wikipedia.org/wiki/이사

일정 조율은 직접 전화를 걸어 확인했다. 통화에서는 이삿날 골목 사정과 엘리베이터 사용 시간, 이동 동선을 먼저 설명했다. 상대는 그에 따라 인력과 차량을 제안했고, 나는 그 제안이 우리 조건과 맞는지 메모했다. 오전과 오후 두 번에 나눠 옮기는 안도 가능하다는 이야기를 듣고, 골목 주차 문제를 고려해 오전에 부피가 큰 것부터 옮기기로 정했다.
이사 서비스 관련 소비자 유의점
한국소비자원에서는 이사 관련 상담·피해 사례로 추가요금, 물품 파손, 계약 조건 불명확 등이 자주 보고된다고 밝히고 있어, 업체와 계약 시 추가 비용·손해배상 조건을 사전에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. 견적서와 작업 범위를 문서로 남기면 분쟁 예방에 도움이 됩니다.
출처: 한국소비자원 https://www.kca.go.kr/
이삿날, 기사들은 무겁게 보이는 박스를 들고 계단을 오르내렸고 나는 출입문을 활짝 열어 동선을 확보했다. 무거운 가구는 분해해서 실었다. 조립 도구를 미리 모아 둔 것이 도움이 됐다. 골목에 트럭이 들어올 때는 이웃 몇 명이 나와 차량 진입을 도와주었다. 그중 한 분은 차가 빠르게 들어올 수 있도록 보행자 통로를 잠깐 바꿔주었다. 그 소소한 협력이 전체 진행 시간을 줄여주었다.
짐을 실고 내릴 때는 라벨 순서대로 실어나르되, 무거운 박스는 맨 아래로, 깨지기 쉬운 것은 가운데로 배치했다. 기사와 내가 서로 확인하며 박스 번호를 불렀다. 집에 들어와 박스를 풀 때도 같은 순서로 했다. 우선 주방, 그다음 침실 순으로 풀자고 정했다. 상자마다 적어둔 메모가 움직이는 동안의 혼란을 줄여주었다.

마지막 박스를 풀고 커피를 내려 마셨다. 이사 초반에는 작은 불안으로 손이 바빴다. 준비를 더 촘촘히 하자 행동이 느긋해졌다. 온라인에서 확인한 예상치와 실제 현장의 차이를 기록해 다음번에 쓸 수 있도록 문서로 정리했다. 어느 항목에서 시간이 더 걸렸는지, 어떤 동선이 효율적이었는지, 어떤 도움을 받았을 때 흐름이 좋아졌는지를 메모했다.
결국 이렇게 하게 되었다. 다음 이사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계획을 세우고, 작은 메모 몇 장과 라벨 몇 개로 진행 일정을 단단히 만드는 습관을 들였다. 짐을 옮기는 일은 여전히 번거롭지만, 준비하는 방식이 바뀌자 마음이 한결 정리되었다.